
안녕하세요. 윤성문 소장입니다.
여러분들은 자폐 하면 어떤 모습을 떠올리시나요? 대부분의 사람은 자폐 스펙트럼이 무엇인지, 지적장애가 무엇인지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칼럼에서는 지적장애와 자폐 스펙트럼을 어떻게 구분해서 생각하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는데요. 오늘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모습만 보고 막연히 지능이 낮을 것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에게 왜 자폐 아이들의 지능이 과소평가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앞선 칼럼을 못 보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꼭 읽고 와주세요.
https://blog.naver.com/themoon_aba/222917554104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정말로 대부분 지적장애가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발달장애에 속하다 보니 자폐 스펙트럼 아이들도 지능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점입니다. 실제 많은 연구들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70~80%의 아이들이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 현장에서 자폐 스펙트럼 아이들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가르쳐본 결과, 저는 그 퍼센테이지가 반대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에서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느꼈습니다.
얼마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한 학부모님이 자녀의 진단을 위해 소아정신과를 다녀오셨습니다. 병원에서는 아이가 지적장애를 동반한 자폐, 게다가 중증 자폐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합니다. 센터에서 뵌 어머님은 늘 강하고 밝은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을 수 있다는 마음의 각오도 하고 계셨었구요. 하지만 실제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눈물을 참을 수 없으셨다고 하네요.
물론 조기교실을 통해서 보다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 역시 들었다고 하시지만, 의사 선생님의 진단에는 '지능'의 이야기와 '중증'이란 말이 들어있어 듣는 저로서도 마음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자폐 스펙트럼은 그 자체에 등급이 있지 않은데 굳이 중증이란 말과 제대로 측정도 안되는 지능이라는 결과치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왜 지능검사 실행이 불법일까?
여러분들이 미리 아셔야 할 부분은, 제가 있던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능검사 실행 그 자체가 인종적, 문화적 차별을 기반으로 하기에 불법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제가 한국에서 겪었던 사례를 중심으로 자세히 설명드려보겠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만 4세 아이에게 대표적인 지능검사 중 하나인 K-WPPSI 검사를 비공식적으로 테스트 해본적이 있습니다. 매뉴얼에 근거하여 측정해볼 때 아이의 지능은 매우 낮게 나올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아이가 지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유사한 문제를 개발하여 문제의 개념이 아닌, 문제의 의도 자체를 해석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무엇이 답을 골라야 하는 신호인지를 가르쳐보았습니다. 한 예로 아이는 ?(물음표)에 대한 의미를 알지 못했고 그림의 패턴을 파악하여 ?칸에 넣어야 할 그림을 골라야 하는 문제에서 당연히 어려움을 겪으며 아무렇게나 답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는 이러한 그림들이 주어지면 일단 무엇인가를 골라야 한다는 학습과 능력은 있었기에 오답이지만 일단 무엇인가를 고르고 제 얼굴을 보며 자신의 행동이 맞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아이는 그때 당시 발화를 시작하고 확장단계에 있던 아이라 표현언어가 제한적이었기에 PECS를 통해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단계였습니다. 이름 나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질문에는 대답을 할 수 없는 단계였지요. 하지만 PECS에 그 대답들이 그림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충분히 대답을 할 수 있는 의사소통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뉴얼에는 그러한 방법은 거론이 되지 않기에 말로 대답하는 영역에서는 아이는 매우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이게 바로 캘리포니아에서 지적했던 문화적으로 차별성이 있다는 항목입니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들은 특히나 학습과 발달에 있어 순서가 뒤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숫자를 배열하고 덧셈, 뺄셈은 하지만 말을 못하는 등 발달의 순서가 바뀜) 해당 부분은 첫 번째 칼럼을 참고하세요. 그림이라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 발달에서 놓쳤던 부분을 채워가고 배워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일반 발달과정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지능검사는 문화적으로 차별을 두고 있으며 제대로 된 지능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자폐 때문에 무조건 지능이 낮을 것이라 확신하지 마세요.
저는 지적능력 즉 지능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지능이란 말로 인해 오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그리고 부모님들에 대한 2차적 피해가 더 크다는 생각입니다. 숫자로 표현된 지능에서 우리는 아이의 능력에 한계점을 부여하고 그 이상을 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그 기회를 박탈시키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의 80%이상은 지적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만약 가르침과 치료를 통해 진전이 없다면 전 여전히 그 아이에게 맞는 교육방식을 아직 못찾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ABA를 하면서 제 교육철학과 가장 맞는 그리고 좋아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아이를 둘러싼 사람과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 입니다. 잘못된 것은 아이 탓이 아니고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 탓이라는 사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항상 옳다.
(The child is always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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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blog.naver.com/themoon_aba/222924034385
안녕하세요. 윤성문 소장입니다.
여러분들은 자폐 하면 어떤 모습을 떠올리시나요? 대부분의 사람은 자폐 스펙트럼이 무엇인지, 지적장애가 무엇인지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칼럼에서는 지적장애와 자폐 스펙트럼을 어떻게 구분해서 생각하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는데요. 오늘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모습만 보고 막연히 지능이 낮을 것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에게 왜 자폐 아이들의 지능이 과소평가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앞선 칼럼을 못 보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꼭 읽고 와주세요.
https://blog.naver.com/themoon_aba/222917554104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정말로 대부분 지적장애가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발달장애에 속하다 보니 자폐 스펙트럼 아이들도 지능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점입니다. 실제 많은 연구들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70~80%의 아이들이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 현장에서 자폐 스펙트럼 아이들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가르쳐본 결과, 저는 그 퍼센테이지가 반대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에서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느꼈습니다.
얼마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한 학부모님이 자녀의 진단을 위해 소아정신과를 다녀오셨습니다. 병원에서는 아이가 지적장애를 동반한 자폐, 게다가 중증 자폐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합니다. 센터에서 뵌 어머님은 늘 강하고 밝은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을 수 있다는 마음의 각오도 하고 계셨었구요. 하지만 실제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눈물을 참을 수 없으셨다고 하네요.
물론 조기교실을 통해서 보다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 역시 들었다고 하시지만, 의사 선생님의 진단에는 '지능'의 이야기와 '중증'이란 말이 들어있어 듣는 저로서도 마음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자폐 스펙트럼은 그 자체에 등급이 있지 않은데 굳이 중증이란 말과 제대로 측정도 안되는 지능이라는 결과치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왜 지능검사 실행이 불법일까?
여러분들이 미리 아셔야 할 부분은, 제가 있던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능검사 실행 그 자체가 인종적, 문화적 차별을 기반으로 하기에 불법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제가 한국에서 겪었던 사례를 중심으로 자세히 설명드려보겠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만 4세 아이에게 대표적인 지능검사 중 하나인 K-WPPSI 검사를 비공식적으로 테스트 해본적이 있습니다. 매뉴얼에 근거하여 측정해볼 때 아이의 지능은 매우 낮게 나올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아이가 지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유사한 문제를 개발하여 문제의 개념이 아닌, 문제의 의도 자체를 해석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무엇이 답을 골라야 하는 신호인지를 가르쳐보았습니다. 한 예로 아이는 ?(물음표)에 대한 의미를 알지 못했고 그림의 패턴을 파악하여 ?칸에 넣어야 할 그림을 골라야 하는 문제에서 당연히 어려움을 겪으며 아무렇게나 답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는 이러한 그림들이 주어지면 일단 무엇인가를 골라야 한다는 학습과 능력은 있었기에 오답이지만 일단 무엇인가를 고르고 제 얼굴을 보며 자신의 행동이 맞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아이는 그때 당시 발화를 시작하고 확장단계에 있던 아이라 표현언어가 제한적이었기에 PECS를 통해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단계였습니다. 이름 나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질문에는 대답을 할 수 없는 단계였지요. 하지만 PECS에 그 대답들이 그림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충분히 대답을 할 수 있는 의사소통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뉴얼에는 그러한 방법은 거론이 되지 않기에 말로 대답하는 영역에서는 아이는 매우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이게 바로 캘리포니아에서 지적했던 문화적으로 차별성이 있다는 항목입니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들은 특히나 학습과 발달에 있어 순서가 뒤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숫자를 배열하고 덧셈, 뺄셈은 하지만 말을 못하는 등 발달의 순서가 바뀜) 해당 부분은 첫 번째 칼럼을 참고하세요. 그림이라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 발달에서 놓쳤던 부분을 채워가고 배워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일반 발달과정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지능검사는 문화적으로 차별을 두고 있으며 제대로 된 지능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자폐 때문에 무조건 지능이 낮을 것이라 확신하지 마세요.
저는 지적능력 즉 지능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지능이란 말로 인해 오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그리고 부모님들에 대한 2차적 피해가 더 크다는 생각입니다. 숫자로 표현된 지능에서 우리는 아이의 능력에 한계점을 부여하고 그 이상을 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그 기회를 박탈시키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의 80%이상은 지적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만약 가르침과 치료를 통해 진전이 없다면 전 여전히 그 아이에게 맞는 교육방식을 아직 못찾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ABA를 하면서 제 교육철학과 가장 맞는 그리고 좋아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아이를 둘러싼 사람과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 입니다. 잘못된 것은 아이 탓이 아니고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 탓이라는 사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항상 옳다.
(The child is always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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