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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A치료. 아이들이 정말 힘들어하는 치료일까요?[소장칼럼#15]


📑원문: https://blog.naver.com/themoon_aba/223191246093


안녕하세요 윤성문 소장입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아이들의 공동주의에 대해서 다루어보았습니다. 더문ABA연구소의 조기교실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하는지 함께 말씀드렸는데요. 아직 못보신 분은 아래 링크를 확인하세요.

📑 https://blog.naver.com/themoon_aba/223145738142


10년간 몸을 담아오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특수학교의 생활을 개인적인 가족사정으로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연구소를 오픈한지 이제 약 1년정도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이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해 교육하고 있지만, 그 것과는 별개로 아직 한국에서 바라보는 ABA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부끄럽지만 제가 특수교사로서 ABA를 처음으로 접했던 순간부터, 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ABA 시스템을 적용하는 교사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간단히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저에게 ABA는 어떤 학문이었을까요.


미국에서 처음 접하고 시작한 ABA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석사를 밟았으며 자폐를 따로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교사 리더십 과정으로 석사를 하고, 미국 특수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ABA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 ABA 기반으로 운영되는 특수학교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았고, ABA 학문 자체에 대한 관심도도 낮은 편이었습니다. 시작한 계기도 교장, 동료교사들의 반복된 권유(?)로 억지로 시작했었지요. 게다가 초반에 BCBA가 특수교사에게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아, 교실에 들어온 BCBA에게 "여기는 내 교실이니 방해하지말고 당장 나가"라는 협박(?) 섞인 말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ABA를 공부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지금까지 교육해왔었던 방법의 상당 부분이 ABA 원리에 근거한 방법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후 교육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도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교감이 된 후에는 ABA기반의 교육환경을 제대로 세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환경 내에서 굉장히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 많은 변화를 보였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지역이 샌프란시스코인데, 샌프란시스코 베이 내의 여러 교육청 및 학교에서 저희 학교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자 찾아오기도 했었습니다. 참고로 이 특수학교 시스템을 한국에 맞게 적용한 것이 바로 더문ABA연구소의 조기교실 시스템입니다.


미국에서 뇌진탕을 4번이나 당하고, 갈비뼈, 손목 등이 골절되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았지만, ABA 기반으로 세팅한 이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을 반드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강력한 확신 하나로, 좌절하지 않고 지금까지 꾸준히 교육자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ABA에 대한 불신섞인 말들이나 글들을 보게되면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제 의견이 100%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들과 타 분야 치료사, 심지어 의사 선생님들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잘못된 이야기들을 언급해보며, 조금이나마 ABA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ABA에 대한 오해 3가지 


1. ABA는 강압적인 치료이다.

결론적으로 전혀 그렇지 않음을 전달드리고 싶습니다. 생각하시는 것과는 정반대로 ABA의 교육환경은 충분한 라포가 형성되어야 하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혹자는 마이쮸나 사탕 등의 먹는 강화물만 사용하는 수동적인 치료라고 언급하기도 하지만, 강화물과 교육 당사자인 치료사를 함께 페어링하여 아이가 좋아하고 편안해 할 수 있는 환경,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합니다. ABA가 강압적인 치료라면 위와 같은 접근은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2. ABA는 그 치료법이 일괄적으로 동일하다.

'ABA치료는 모든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한 손에 들고 유혹해가며 가르친다.' 이런 오해를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언어치료는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다',  '작업치료는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다'  등 하나의 치료영역이 모든 아이에게 동일한 방법으로 가르칠 것이라 가정한다는 것 자체가, 치료를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적절하지 않음을 다들 공감하실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명의 행동이 다 다르고, 그 기능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즉, ABA는 그 특성을 반영하여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 또한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개별 치료와 교육을 매우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문일 수 밖에 없지요.


3. 다른 치료사나 의사들이 ABA를 받으면 안 된다고 한다.

이 부분은 ABA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고 단언해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특수교육, ABA 모두를 공부했습니다.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 다른 분야입니다. 특수교육을 전공했더라도, ABA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관련 수업만 2년을 수강했어야 했고 필드워크(실습)시간도 1000시간 이상 채워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고서는 ABA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ABA는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수많은 연구들이 축적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미국에서는 ABA를 단순 여러 치료 중 하나가 아니라, 장애(자폐스펙트럼 등)를 가진 아이라면 기본적으로 받아야 하는 권리에 가까운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일하는 대부분의 기관에 BCBA가 상주하고 있고, 언어치료 작업치료 등의 치료실에도 BCBA가 상주하고 있으며, 수많은 일반학교에도 공식적으로 BCBA가 배치되고 있습니다.


이 아이에게 ABA가 맞지않다고 단언하시는 분들께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글을 마치며


다른 여러가지 오해들도 많지만 대표적으로 많은 오해 3가지를 뽑아보았습니다. 만약 우리 자폐스펙트럼 아이가 ABA 치료를 받고 있는데 1, 2번과 같은 모습으로 실제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반문하신다면? 저는 과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른 치료 센터, 다른 치료사를 찾아보세요. 모든 BCBA, QBA들이 똑같지 않습니다. 잘 가르치시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님도 계십니다. 센터에서 ABA치료를 받게 되신다면 가르치는 방식을 떠나서 우리 아이에게 애정을 갖고 가르치는 선생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로 소중히 대해주시는 선생님께 꼭 수업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ABA가 미국처럼 활성화되고 접근 문턱도 낮아지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런 오해도 점점 더 없어지지 않을까요? 긴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